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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라이 투 미(Lie to me, 2009) - 내게 거짓말을 해 봐!!

드라마 리뷰/미국드라마

by 사라뽀 2023. 5. 1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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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겠지만, 전 House란 드라마가 떠오릅니다. 어제 rinda님이 드라마 house에 대해 포스팅도 하셨습니다만은, (사실 이 글은 일주일도 전에 썼던 글입니다 ^^;;) House는 '거짓말'에 대한 일종의 담론을 제공합니다. 

 

House에서 환자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합니다. 거짓말은 원인 질병을 추적할 수 없게 하는 장애물로써 기능하죠.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말도 있죠? 환자들이 징후를 통해 드러나는 현상이 다른 데도 자꾸 아니라고 우김으로써 징후/질병은 없어지지 않게 됩니다.


거짓말, 특히나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말과 사실의 은폐는 결국 자기 자신을 억압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하우스'.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진심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_제멋대로인 하우스라는 캐릭터만큼이나 인상적인 내러티브를 갖고 있는 명작 드라마가, 바로 House란 미국 드라마입니다.

 

이런 '거짓말'을 가장 중요한 테마로 다루는 드라마가 또 등장했습니다. 바로 Lie to Me라는 미국 드라마인데요, 흥미롭게도 Lie to Me의 주인공도 House의 배우처럼, 영국출신 배우입니다. 저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자주 봤던 배우인데요, 바로 팀 로스(Tim Roth)라는 중년 남자 배우입니다. 영화를 통해 개성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가 하우스만큼이나 막무가내인 인물로 돌아왔습니다.(사실, 브라운관에선 처음 보는 거였죠!)

Lie to me 포스터(팀 로스)


얼굴을 들이댄 채로 상대방에게 '거짓말쟁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직관적으로 범인을 잡아내는 "범죄심리학자" 칼 라이트먼. 어찌 보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드는 설정이며, 캐릭터입니다. 그런데도 이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거짓말'이란 테마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독불장군 캐릭터의 공통점 중 하나는 희생정신 또한 독보적이라는 건데요, (하우스는 모 에피소드에서 병원에 침입한 괴한_병을 진단하고 고쳐달라고 총을 들고 협박함_을 상대한 적이 있는데요, 이런 저런 경우에서, 그가 몸을 사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냉소적이긴 해도요. ^^) 칼 라이트먼(팀 로스)도 위기의 순간에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다음번엔 칼 라이트먼이 어떤 활약을 펼칠까, 무척 기대가 된다고나 할까요?

 

2010년 2시즌 중반을 달리고 있는 Lie to Me에서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했는데요, 오늘 그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Lie to me(겨울에 잠깐 휴지기를 가졌습니다). 팀 로스의 영국식 억양만으로도 어지간히 만족스러웠습니다만은, 이에 더해 고교생 탐정물 "베로니카 마스(Veronica Mars)"의 귀여운 신사 제이슨 도링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여 더욱, 반가운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리고 '처벌 범주'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죠.

Lie to me 스틸샷(제이슨 도링)


줄거리▷한 대학에서 여대생 실종사건이 발생합니다. 우연히 그 대학에 특강을 오게 된 칼 라이트먼(팀 로스)은 수업도중 '거짓말을 100% 잡아낼 수 있다!'라고 선언하고 한 학생(제이슨 도링 분)을 불러내, 거짓말 테스트를 합니다. 그런데 이 학생의 거짓말을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죠. 칼은 그가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짓습니다. 단지 거짓말을 너무 잘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주변 사람 들은 지나친 생각이라며 그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지만, 그는 대학에 실종사건이 발생했다면 그가 틀림없이 범인이며, 연쇄살인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에 차서 말하죠. 칼 라이트먼은 급기야 그 학생을 미행하고, 그 학생의 사진을 캠퍼스 안팎으로 붙이고 다닙니다. 그 학생은 확실한 범죄자이므로 또 다른 사건이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물론 주변 사람 들은 그를 미쳤다고 생각하죠.


이 에피소드를 보니 Boston Legal에서 본 어떤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심리상담을 받던 남자로부터 아내를 살해하고 싶다는 고백을 듣게 된, 정신과 의사는 이 사실을 남자의 아내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아내에게 살해당하고 말죠. Boston Legal의 에피소드가 시사하는 것은 '생각'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겁니다.

 

 

 

우리는 사이코패스를 두려워하는데요, '범죄'를 저지르고도 일말의 반성도 보이지 않으며, 그러기에 다시금 범죄를 저지를 것이 분명한 범죄자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임이 확실하다'라고 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언제가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르며, 저지르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을만한 인물'이기 때문에 '미리' 처벌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과연, 그렇게 해도 되는 걸까요?

필립 K. 딕 -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를 뿌리부터 잘라내고 싶은 것은,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그렇다고 해도, 알 수 없는 미래까지도 처벌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겠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필립 K.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바로 이런 발상에서 만들어진 소설이었죠. 미래에 어떤 일을 저지를 것이 분명한 인물들을 미리 선별해낸다고 하는 이 소설, 그러나 그런 생각은 꿈에 불과하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3시즌까지3 시즌까지 방영되며 선전했습니다만 상대의 거짓말을 완벽하게 알아차린다는 것은 사실 '거짓말'에 가까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꿈꿉니다. 완벽하게 진실한 세상을요. 이 드라마가 3 시즌까지 방영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대중들의 꿈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Lie to Me 2시즌 11화에서 이 학생은 확실한 범죄자로 밝혀집니다(물론 드라마이고, 주인공 칼 라이트먼은 '유능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전개가 되는 거죠). 범죄자가 아닐 가능성도 현실에서는 충분히 있겠죠. 오히려 충분한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한 사람을 범죄자로 단정 짓는 것은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강압수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수사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드라마들에서는 "사이코패스=살인자"라는 등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요. 어쩌면 우리는 '사이코패스'라는 부류를 만들어 '생각의 감옥'에 가둬버리면, 우리가 조금 안전하지 안을까 하는 착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에 의해 일어나는 범죄는 극히 적습니다. 사이코패스들이 머리가 나쁜 건 아니기 때문에, 구태여 죄를 짓고 살지 않는 것이죠. 

 

범죄자에 대한 다소 진부한 인식은 아쉽지만, 나쁜 놈의 거짓말을 간파해 기어이 처벌을 받게 한다는 칼 브라이트먼이라는 캐릭터는 '비밀이 없는 세계'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2010/07/03 12:31에 최초 발행되었습니다. 옮겨 적으면서 일부 문장들을 수정했습니다.

 


요즘 범죄 콘텐츠가 유행입니다.

 

저는 범죄 드라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범죄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사실 대부분 재미는 없습니다. 뉴스 기사의 재탕에 불과한 경우가 대분이이라서요. 또 어떤 사람들은 대중의 '분노'를 모아 돈을 버는 데 그치기만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세컨드 블로그에 '범죄 콘텐츠'를 담을 계획을 세우고 있죠. ㅎㅎ) 대중은 그 페이지에서 마음껏 화를 내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을 하고, 저주를 합니다. 사형을 시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제가 범죄 콘텐츠를 다루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것입니다. 범죄 사건 콘텐츠를 그저 감정의 쓰레기통 용도로만 사용되도록 방치하지 않고, 새로운 범죄의 출현을 막을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은 마음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도 범죄자와 비범죄자를 분리해 놓고, 범죄자를 그저 뼛속까지 나쁜 놈으로 그리는 데 그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를 잡아내 응징하는 이런 '수사물'들은 저의 마음을 끕니다. 칼 라이트먼같은 캐릭터는 확실히,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도,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들 중 하나입니다.

 

어수선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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