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일드 중 가장 '기대'했던 드라마가 바로 '조커-용서받지 못할 수사관'이었습니다. 다른 드라마는 소재나 주제, 장르에 흥미를 느껴 관심을 가졌다면 이 드라마는, 그저 '사카이 마사토' 님이 '주연'씩이나 한다는 이유만으로 급호감과 격렬한 관심을 가진 드라마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말이 베베 꼬이는...)
조커-용서받지 못할 수사관, 2010
사실, '일드(일본드라마)'를 안 보시는 분들에겐 상당히 '생소할' 인물입니다.
영화 [클라이머즈 하이 ] 스틸컷 - 사카이 마사토
일본 영화에서 주연을 몇 번 했고 영화 "클라이머즈 하이"라는 작품으로 남우조연상도 수상했을 만큼 일본내에서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인데요, 특유의 '포즈'와 '말투(혹은 발음)' 같은 것이 아주 인상적인 남자입니다.
일본에서 상당히 히트했던 사극 "신선조(신센구미, 2004)"에서 야마나미 케이스케역을 맡아 주목을 끈 배우,였구요. 이후 "비밀의 화원" 같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기도 하였지만 별 주목은 못 끌었고, 사극인 "아츠히메"에서 '약간 미친 쇼군' 도쿠가와 이에사다역을 맡아 다시금, 열열한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사극에 강한 남자...이지만 그렇다고 사극에서도 주연을 맡는 건 아닌. ㅠ.ㅠ)
신센구미(2004) - 야마나미 케이스케(사카이 마사토)
지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왔던 '사카이 마사토'에게 '약간 미친(듯한) 쇼군'은 참, 매력적인 배역이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용서 받지 못할 수사관"도 상당히, 그런 느낌입니다.
웬지 사카이 마사토, 하면 "책 읽는 남자", "고고한 남자", "우아한 남자"란 인상이 강한데요(일전에, 토크쇼 같은 데 나와서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는데- 찻집에서 책 읽는 게 소일이라고... ㅡㅡ;;) 이런 '지적인 남자'가 "형사"역을 맡아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고 하니,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 만, 역시 사카이는 사카이. 만약 사카이상이 현란한 액션을 보여주었다면 조금 실망했을 법도 한데, 어설픈 액션을 선보이는 '형사'란 캐릭터라서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며 보고 있습니다.
사카이 마사토에 대한 얘긴 여기서 접고, 드라마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이 드라마는 '덱스터' 느낌이 나는 드라마예요. 뭐 그렇다고 사카이상이 연기하는 '형사'가 덱스터처럼 '연쇄살인범'인 것은 아니지만,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자를 내가 처벌한다'라는 생각으로 '범죄자'를 '처단'하는 캐릭터란 점에서, '나쁜 놈만 죽이는 연쇄살인자' 덱스터가 떠올랐다는 겁니다.
필살사업인 포스터
사실은 몇 년 전부터 NHK에서 방송되고 있는 "필살사업인"이란 드라마가 있어서, 나쁜 놈을 처벌하는 경찰(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지만, 의뢰를 받아 나쁜 놈들을 죽이는 '집단'의 중심에 있는 두 인물의 직업이 지금의 '형사', '경찰'입니다.)이나 그 집단은, '낯선 존재'가 아니었는데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집단'체제로 전개되는 게 아니라, '조커' 한 사람이 범죄자를 처단하고, 주윗 사람들이 '범죄자의 실종(카미카쿠시)'을 의심하여 범죄자를 죽이는 시니가미(죽음의 신)가 누구인지 추적하는 '플롯'으로 전개되어 가다 보니, 매회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던 '필살사업인'에 비할바가 못되는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오프닝'일 겁니다.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등장하는 개인, 단체, 시설 명칭 등은 어디까지나 가상으로써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단지 지어낸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것인가 현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는 어둠이라고 받아들일 것인가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조커에 의해 '응징'당하는 '범죄자'들은 하나같이 '극악무도'합니다.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죠. 하지만 이 드라마의 '오프닝' 나레이션(자막)처럼, 정말 이것을 '픽션'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을까요?
1988년에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이라고 불리는 사건으로, 15~18세 정도 되는 소년들이 여고생 한 명을 고문 끝에 살해하고, 드럼통에 넣은 뒤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사건이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은 소년이 17년을 선고받았고 나머지는 5~9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벌은 받았지만 끝까지 반성은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더 충격적인 건, 이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포스터를 얼핏 보기도 했었는데 유족들의 반대로 '개봉'이 안 돼다가, 얼마전에는 개봉이 된다는 소식도 들렸었습니다. 개봉은 안 돼더라도, 비디오나 DVD로 출시될 거란 생각이 들어서, 좀 참담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데도, 법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거죠. 잡아 가두거나, 이들을 사형에 처하면 해결이 될까요? 물론 전, 사형반대론자입니다만, 이런 드라마의 출현에는 '긍정'하는 사람입니다. 예술은 원래, 욕망의 빈 곳을 채워주는 것이니까요. (사실, 전 좀 모순되는 사람인데요, '명탐정 코난'을 좋아하는 건, 코난이 범죄자를 무조건 '죽음'으로 내몰지 않고, '법'에 의한 심판을 받도록 하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입니다만, 그래도 '덱스터'나, '필살사업인', '조커-용서받지 못할 수사관' 같은 데서 '명명백백히 나쁜 놈으로 밝혀진 범죄자'를 '사적인 복수'로써 처단한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아요. 왜냐면 이건 픽션이니까요. 아마도 그래서 이 작품의 시작 부분에서 '픽션'이란 부분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사카이 마사토의 연기에 100% 공감하진 못해요. 이 분 연극 하시던 분이라, 상당히- 연기에 각이 잡혀 있다는 인상이 있습니다만, 그것도 이 분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묘한 '아슬아슬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기 배우라면 한 번씩 거쳐가곤 하는 '형사'란 캐릭터!! 드디어 그가 '형사'란 캐릭터를 맡게 되었다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더욱이 오는 8월에는 사카이 마사토와 다케우치 유코가 주연하는 "골든 슬럼버"가 개봉한다고 하니 (꺄아~~~~) 영화관에서 대형 화면으로 님의 얼굴을..!!!! 기대됩니다. ^-^ 올 여름은 사카이님의 계절... 꺄웅~!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