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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에브리바디 헤이트 크리스(Everybody Hates Chris), 2005 – 80’s 흑인 사회를 풍자한다.

드라마 리뷰/미국드라마

by 사라뽀 2023. 3. 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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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상당량의 드라마를 보는 편입니다만, 미국 드라마에서 다수의 흑인들이 나오는 드라마나, 흑인이 주연인 드라마는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흑인이 주연인 경우가 없다는 게 아니라 적다는 거죠.(특히 투탑이나 원탑드라마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을 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는데요, 요즘엔 히스패닉계 인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히스패닉계 배우들의 브라운관 점령도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동양계 배우, 특히 한국계 배우들의 출연빈도도 높아졌죠.)

 

렇지만 여전히, ‘백인 배우들’이 꽉 쥐고 있는 미국 드라마 시장!!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5년 명랑쾌활한 시트콤이 시작되었는데요, 출연진이 거의 모두 흑인인 드라마 ‘Everybody Hates Chris’입니다.

Everybody Hates Chris(2005)(출처: IMDB)

 ‘Everybody Hates Chris’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가난한 흑인들의 생활상을 위트 있게 그려낸 ‘시트콤’입니다. 흑인들의 거주지역인 베드스타일(Bad Style)이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된 크리스(Chris)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예요.

 

미국의 인기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씌여진 ‘시트콤’으로 2009년 4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온스타일, Foxlife를 통해 방영되었죠.

 

That's '80s Show(출처: IMDB)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요절복통 70년대 쇼’(That 70’s Show, 1998-2006)의 흥행에 힘입어 기획된, 흑인판 80년대 쇼(‘70년대쇼’로 큰 인기를 누렸던 ‘토퍼 그레이스’가 이런저런 이유로 드라마에서 하차하면서, 같이 출연한 배우들이 ‘80년대쇼’로 갈아타게 됐죠.)같았습니다만은, 70년대 중산층 백인 사회를 다룬 70년대 쇼와는 다른 느낌의 드라마였습니다. 

 

70년대 쇼는 ‘일단 웃기다’라는 느낌과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오마주’라는 인상이 강했던, 드라마적 수준은 높지만 추억을 향수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었는데요, ‘Everybody Hates Chris(에브리바디 헤이츠 크리스)’는 80년대 흑인들의 지난한 삶을 ‘풍자’함으로써,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드라마여서 훨씬 더 만족할 수 있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주인공인 Chris역을 맡았던 Tyler James Williams의 연기가 몹시 훌륭했던 까닭도 있을 것 같습니다.

Tyler James Williams(출처: IMDB)

 이야기는 크리스가 가족들과 함께 베드스타일이란 할렘가로 이사를 오게 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계획지구(?)인 베드스타일로 오게 된 크리스의 가족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BADSTYLE, Do or Die”라는 글자였습니다. ‘배드스타일, 쏘거나 죽거나’라는 뜻이죠. 이것이 이 마을의 모토라는 겁니다. 이토록 험한 동네로 오게 된 크리스, 젊은이들 대부분이 ‘범죄자’인 마을에서, 크리스는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크리스’는 배드스타일에 있는 중학교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백인 마을에 있는 브룩클린 비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못된 아이(?)에게 완전히 찍히게 되죠. 백인들의 중학교에서 흑인 크리스는 무사히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Everybody Hates Chris 스틸컷(출처: IMDB)

이쯤 되면, ‘크리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바깥에서만 괴롭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난한 흑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크리스’에게는 뭐든 돈으로 환산하는 아버지(Julius), 뭐든 매로 해결하려고 하고-학구열이 너무 높은 어머니(Rochelle), 없는 얘기도 지어서 일러바치는 고자질쟁이 여동생(Tonya),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심지어 형보다 키도 큰 남동생(Drew)이 있습니다. 크리스는 이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고단한 삶을 살아야만 하죠.

 

중학교에 가게 된 크리스에게 엄마는 구두를 신고 가라면서 ‘동생이 신던 구두’를 건네줍니다. 크리스는 ‘운동화’를 신고 가지 못해서, 게다가 동생의 신발을 물려 신게 되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는데요, 그 구두 때문에 못된 백인 아이에게 찍히기까지 하니, 애물단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구두는, 크리스의 엄마가 지키고 싶은 흑인으로서의(혹은 한 사람의 미국인으로서의) ‘자존심’ 같은 겁니다. 크리스 록이 백인 영화인들의 잔치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 사회자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머니가 그에게 심어준 ‘자긍심’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드라마였죠.

 

Everybody Hates Chris 스틸컷 (출처: IMDB)

크리스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괴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어린 시절을 ‘웃음’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열심히 살고 있는 ‘착한 흑인들’과 어쩔 수 없이 범죄의 세계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흑인들’의 삶을 ‘미국인’이라는 보편성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동생(혹은 형) 같은 크리스의 가족을 통해, 깊은 공감대와 함께 깨끗한 웃음을 보여주는 시트콤 ‘에브리바디 헤이트 크리스’, 제가 미국 시트콤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케이블 TV 방영명

크리스는 괴로워(foxlife)

에브리바디 헤이트 크리스(온스타일)

왕따천사 크리스

 

2010년 글을 2022년에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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