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비트, 1997
지난 밤에, 김성수 감독의 '비트'를 봤다. 여성을 다루는 심산 작가의 문법은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가난 때문에 사회로부터 처음부터 철저히 소외될 수밖에 없어서, 꿈조차 꿀 수 없는 세기말의 청춘으로 존재하는 민(정우성)의 캐릭터는 실제로 청소년기에 사당동 판자촌에서 살았다고 하는, 그 배우에게 너무 잘 맞는 배역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 보면 진부하기 그지없는 씬들과 인물들에 피로해지다가도 어울리지 않는 고독미를 뿜어낼 때마다 흥미로워졌고, 또 지나치게 주인공 중심적인 이 영화가 사랑스러워지기도 했었다.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폭력조직에서 일당은 뛰지만 절대 몸담지 않겠다는, 보기 드물게 의식 있는 이 청년의 삶이 보여주는 90년대 말 대한민국의 정황은 또,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
영화 리뷰/한국 영화
2023. 4. 25.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