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 세상을 예쁘게 보기 위한 에너지
진아의 아파트 입구에서 둘이 헤어지는 장면을 나는 참, 좋아한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지던 처음의 그 둘의 관계는 점차 아쉬워 돌아가지 못하고, 서로를 마주 보며 서성이는 애틋한 관 계로 발전해 간다.
한 장면을 반복함으로써, 둘의 관계가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연출 포인트는, 고전적이고 전략적으로 진아와 준 희의 관계 속으로, 몰입시킨다.
혼자 해결해 보려고 내내 노력하는 윤진아라는 캐릭터 때문에, 준희는 늘 한 발 늦은 것에 후회하고 괴로워하는데. 남자
가 생기니 새 사람이 되었다,는 뻔한 명제에 갇힌 사람들이 진아를 '의존적'이라고 보는 것이 아닐지. 남자는 그 전에도 있 었지만, 그때 그녀는 순응적, 아니 자학적이었고 이제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채울 사랑도 넉넉히 가질 수 있게 되면서 더 넓게 사회를 학습하고 발언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혼자의 노력을 나무라지 않고 고통 속에 가만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준희의 캐릭터도 너무 어른스럽고, 사랑스러워서 둘 중 누가 더,랄 것도 없이 마냥 좋기만한 드라마다.
다시보기로 두어번, 거기다 웬일로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를 런칭해서, 일을 하면서 틀어 놓고 또 보고, 하면서 지낸다. 한 드라마를 이렇게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나 싶다.
손예진이나, 정해인이나 참 연기를 잘하고,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또 어떤가. 캐릭터 하나 하나가 다 사랑스럽기만 하 다.
인생을 예쁘게 보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고
그래서 이 드라마는 사회공헌적 구석이 있는(단지, 직장 여성들이 늘 겪고 있는 일상적 고통의 토로를 담고 있어서만이 아 니라.. ) 그런 드라마라, 느꼈다.
세상을 예쁘게 보는 일에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가 사랑이다.
그것을 우리는 늘, 넘치게 갖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지만 때로는, 이런 드라마를 통해서 충전해야 하거나
그것이 매립되어 있는 장소를, 열심히 탐색해야 할 수도 있다.
가끔, 친구랑 어울려 나쁜 짓을 하다가 골로 갈 뻔한 연예인들이 오랜만에 나와 떠드는 프로를 볼 때면, 마음이 기우는 쪽 편을 들면서 "어이구, 친구 좀 잘 사귀지"하고 중얼거리게 되는데...
오늘은,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친구를 못 사귈 바에는, 스스로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친구가 좋은 친구라면 감사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어느 쪽이든 좋은 친구는 있어야 하니까 스스로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나처럼 외톨이가 되면 될 일이다. ㅋ
그러나 연애는,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석이 있어서... 여간 운빨이 필요한 게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연애담이 무척이나, 상처를 주게 되는... 지점이 있다.
하하ㅋ
2018년에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이곳에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