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아시아 드라마
[일본드라마] 건달군과 안경양(2010년 2분기) 편견을 없앨 수 있을까
사라뽀
2023. 4. 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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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군과 안경양(ヤンキー君とメガネちゃん, 2010, TBS)을 뒤늦게 봤습니다.(벌써 지금 3분기 드라마가 시작되었는데 말입니다. ㅡ.ㅡ) 저, 지난주부터 성당에 관한 글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빨리 끝내야 하는 일인데 이틀동안 이 드라마에 빠져, 허우적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본, 아주 매력적인 '학원물'이었거든요.
'건달군과 안경양'은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한 '양키(건달: 날라리)'가 '안경양'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에게 덧씌워졌던 '편견'이란 굴레를 극복하고, 벗어내 버리게 된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어쨌든 '연기'는 참 열심히 하는(?) 나리미야 히로키(시나가와 다이치)군과 최근 이런저런 드라마에서 '자주' 모습을 들이밀던 나카 리이사(아다치 하나)군이 각각 '양키군(시나가와 다이치)'과 '안경양(아다치 하나)'을 맡아 열연하였는데요,
초반에는 "고쿠센[나카마 유키에가 주연하고 '젊은 남자 배우들'이 '문제 많은 학생들'로 '다수' 출연하여 일본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학원물 드라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나카마 유키에는 '문제아들'을 계도하고 바른 길로 이끄는, '문제아반의 담임'을 맡아 주먹 좀 쓰는 '조폭의 손녀' 역을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역시 나카마는 코미디가 맞아.]의 변형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이 드라마에 더, 진정성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양키군' 시나가와 다이치는 '누나'에게 하도 맞고 살아서 맷집이 좋아진 고등학생입니다. 맷집이 워낙 좋은데다, 주먹도 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래저래 싸움을 걸어오는 자들이 많아졌고 맞기는 싫어서 상대를 해 주다 보니, 동네(?)에서 손꼽히는 '주먹 인사'가 됩니다.
원치 않았지만 '건달'이 된 겁니다. 그런데다, '최고로 싸움 잘하는 양키' '허리케인 야다'로 '잘못' 알려지게 되면서, 싸움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아버지에게선 인정을 받고 싶고, 아버지의 '병원'도 물려받고 싶어서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지만, 칭찬이나 기대를 받지 못한 그는, 아버지의 반응에 실망하고 반발심에 더, 열심히 어긋나 버리죠.
공부밖에 안 하고 살아온, 문제아란 낙인 없이 살아온 '인문계고' 아이들의 눈에 '양키군'은 눈엣가시입니다. "문제아"이고 "싸움꾼"이죠. 양키군이 쳐다보기만 해도 벌벌 떨며 도망가 버리기 일쑤입니다. 양키군은, 섞일 수 없는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옥상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 그에게, 심성 고운 '안경양'이 나타나죠. 그녀는 옥상으로 찾아가 같이 수업 듣자고 꼬드깁니다. 웬지 공부만 했을 것 같은 안경양에게 '양키군'은 "편견이란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오늘, 제가 일 때문에 어떤 분을 만나고 왔어요. 성당 관련 글을 쓰신 분인데, 이 글을 쓰려고 3년 동안 여기저기 안 찾아다닌데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배경이 되는 동네에 살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이 100년 이상 그 지역에 살았다고 하는데,(그러니까 3대가 살았던 거죠. 서로의 집안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세 살 때 버릇, 실수 같은 걸 70, 80살이 되도록 기억하고 갖고 살아간다는 얘길 해주시더라구요. 편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구요. 그리고 '습성'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더라구요. 우리가 어떤 유명인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이 그렇죠. 연예인, 정치인, 예술가 등등... 우리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나쁜' 편견에 대해서는, 정말 지우질 못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솔직히, 가수 김현철씨의 약 20년전의 루머때문에... 김현철 하면, 안 좋은 느낌이 있어요.. 그와 별개로 노래는 참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결혼해서 잘먹고 잘살아도 여전히 그 기억은 지워지질 않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 지울 수 없는 걸까요? 우리에 대해 갖고 있는 사람들의 편견, 우리가 갖고 있는 사람들의 편견. 어쩌면 '편견을 유발하는 사람'이나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전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다르게 행동한다면 분명, 편견은 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가 다른 '면'을 보려고 한다면, 편견없이 볼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물론 편견이란 것 자체는 없어지지 않겠죠. 편견도 일종의 '시선'이니까요.) 우리는 너무 '나태하게' 세상을, 사람들을, 나를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이런 생각들이, 고마웠던 드라마였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해 준 드라마, 등장하는 어른들이 모조리 다, 깔끔하게 사랑스러웠고, 삐뚤어진 듯한 아이들도 사실은 따뜻하고 믿음직스러운 아이들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드라마였어요.
드라마는 희망적으로 끝났습니다. 우린 누구나 편견을 바꿀 수 있다고 말입니다. 물론, 많은 희생이 따르며 많은 노력이 따릅니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린 분명히 편견의 노예이며, 편견의 희생자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러분은, 편견을 갖고 계신가요?
편견을, 깰 수 있을 것 같으신가요?
이 드라마 보면서, 이런저런 '학원물' 드라마를 떠올려 봤어요. 고쿠센을 비롯해서, '사무라이 하이스쿨'이라든지, '루키즈'라든지 하는 드라마들을 떠올렸습니다.

사무라이 하이스쿨은 학교내에서 루저인-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인기 없는, 심지어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싸움도 못하는 남학생 모치즈키 코우타로(미우라 하루마 분)가 '역사'숙제를 하기 위해 찾아간 '고서점'에서, 책을 읽다가 '동명'의 '사무라이' 영혼이 씌어, 본의 아니게 '이중인격자'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로, '사무라이'의 무사정신 덕에 꿈도 없고, 고교 생활에 흥미도 없는 모치즈키가 꿈과 '의미'를 찾아간다고 하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사무라이 정신'을 좋아하지 않아서, 드라마가 상당히.... 불편했었죠. 하지만 미우라의 연기를 보려고 끝까지 봤어요..ㅋ) 이 드라마가 떠오른 건, 순전히... 인물 구도 때문이었어요.. ㅋㅋ 아무래도 학원물에 '패턴' 같은 게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약간' 순둥이, 혹은 바보 같은-덩치 큰 캐릭터 한 명과, 명랑하고 당찬 여자 캐릭터, 주인공 남자 캐릭터... 요런 구도가 인기구도인 모양입니다.
고쿠센이 떠올랐던 건, '안경양'이 보기완 다르게,, '고쿠센'의 '양쿠미' 같은 '힘 좀 쓰는 여자'였기 때문이었는데요, 말투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캐릭터가 비슷합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도 그렇구요. (드라마도 상당히... 좀 고쿠센같은 면이 있어요..)

루키즈는... 고등학교 '야구부' 얘기인데요, 없어질 위기에 처한 '야구부'를, 새로 부임한 '남자 선생님'이 맡아서 야구부 아이들의 아이덴티티를 깨닫게 해 주죠.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학원물이었습니다. 야구에는 '포지션'이란 게 있잖아요.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많은 아이들 중 자신의 '포지션'을 깨닫고 사는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떨거지'일 뿐인 야구부 아이들이 '야구부'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포지션'과 '존재가치'를 깨닫게 되는데요,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에게도 '삶'이라는 게임 스테이지 위에서, 달릴 수 있게 하는 '포지션'이 있다'라는 깨달음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이 자꾸 꼬이네요. ㅠ.ㅠ)
1. 물론 전, 나리미야 히로키군이 2002년 '고쿠센'에서도 고교생을 하고 2010년 '양키군과 안경양'에서도 고교생역을 하게 된 것에 유감이 있습니다만, 그가 맡은 어떤 '역'보다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였다고 봅니다... 물론, '고쿠센'의 캐릭터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만,, 그 드라마때문에 더- 어울리는 역할이었던 것 같구요.. (사실 '키아누 리브스'가 매트릭스역에 어울렸던 것...도 '코드명 J' 덕택도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니까는요...ㅋ)
그리고 후루타 아라타님이 멋진 아버지역을 맡아주어 더욱 반가웠지요. ㅋㅋ
이 드라마에 나오는 '어른들'이 우리 모두의 '어린시절'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2010년쯤 작성된 글을 2022년에 그대로 올립니다.
아... 아이보우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나리미야의 갑작스러운 하차를 의문스러워하던 와중에
아웃팅 당해서 은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처럼 겉으론 포장되어 있는 일본이지만, 실제론 전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곳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그리고 미우라...
아무튼, 캡처 사진을 마련하게 되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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