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드라마/SF] THE 4400(2004-2007) - 실종자들의 귀환
사람들은, '딥임팩트'와 같은 상황에 직면합니다.
빠르게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행성,
혹은 비행물체.
모두들 긴장에 휩싸이죠.
비행물체는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자,
갑자기 속력을 줄이며 지구인을 안심시킵니다.
그리고 이어서,
비행물체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그 비행물체는,
다름 아닌
실종되었던 사람들,
4400명의 집단이었습니다.
6개월간 수용하고 있다가, 가족들의 항의로 그들을 풀어주는데...
(우주국이었는지 기억은 안남. 무슨 보안국이나 FBI나, NASA쯤 될 것 같지만 모르겠음)
이후, 그들 주윗 사람들이나 가족들은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미래를 예견하는 꼬마 소녀.
죽은 새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10대 소년.
분노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게 된 노인.
범죄의 소굴이 된 공원을 복원시키기 위해서, 용기와 파워를 갖게 된 생선가게 점원.
(maybe) 태아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 여자.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대를 뛰어넘어 2000년대로 진입한, 흑인.
이들의 능력은, 신비롭긴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더러 위협적이기도 해서, 보안국은 다시 격리할 것을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스페셜 파일럿 판과 2화까지 보긴 했는데, 중독성이 심하게 강합니다.
예전에 봤던 <망상대리인>이란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도 했는데, 결국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망상에 가까운 바람이 현실화된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 같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명을 불어넣는 소년은 누굴 증오하면 죽음도 불어넣을 수 있는 모양이어서, 스스로도 무지 두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입니다.
기억, 시간을 공유하지 못한 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지구인되기?
혹은 지구인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대신 치료해 줄 이방인들의 활약상?
어떤 얘기가 될진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개인의 환타지 반영이라는, 아주 진부한 분석틀을 이용해 말하자면,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개개인들은, 각자 해결해야 할, 인생의 장애물들을 갖고 있고,
실종된 특정 기간 동안, 그 장애물들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능력을 부여받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개인 염원의 현실화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줄 것 같습니다.
초자연적인 힘이 아니고서는, 이 지구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뭐 그런 걸 볼 때, 이 드라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 "LOST"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LOST"가 환상의 섬에서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the 4400"은 환상의 시공간을 체험한 후에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죠.
아, 물론 후자쪽이, 더 판타스틱하고, 초현실적이긴 하네요.
생명을 불어넣다니, 이건 진실로진실로 우리가 꿈꾸는, SF가 아닌가요?
2004년~2005년 언저리에 쓴 글을, 2022년 5월 20일 현재, 살짝 수정해서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