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특별한 곳에서 벌어지는 공상과학이야기: '유레카' & '웨어하우스13'
사라뽀
2023. 5. 6.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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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드라마 하면 어떤 드라마가 떠오르세요?
아마도 최근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SF드라마, '히어로즈'나 '로스트'를 떠올리실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물론,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분은, '브이(V)'나, '수퍼맨', 혹은 스타트랙/스타워즈 같은 드라마를 떠올리실 수도 있겠죠?!)
외계인, 초능력자 등 '특별한 인물'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아닌 '특별한 장소'를 무대로 한 SF 드라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특별한 장소, 라고하니 스타트랙, 스타워즈, 스타게이트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같지만, 그보단 더 '가상'의 공간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바로 '유레카(EUREKA)'와 '웨어하우스 13(Warehouse 13)'인데요, 이 두 드라마는 '특별한 사람(초능력자/외계인)'이 주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특별한 사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들입니다.
우선 둘 중 형 뻘인 유레카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한 연방보안관이 말썽쟁이 딸을 '체포'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기묘한 도시 '유레카'를 지나게 됩니다. 이 갈등 많은 부녀는 마주 오던 차에서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부녀를 보게 됩니다.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그들! 그런데 이 무슨 신의 장난인지, 자동차가 고장나서 이 마을에 머무르게 되죠.
하룻밤 사이, 엄청난 폭발과 기묘한 사건들을 접하게 된 보안관 카터는 이 마을에 조금씩 흥미를 갖게 되는데요, 큰 사고로 보안관 자리게 비게 되면서, 카터는 이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마을에 눌러 살게 됩니다.
이 마을, 도대체 어떤 마을이기에 '폭발'이 일상이며 미스터리백과에나 등장할 것 같은 신기한 일들이 자주, 목격되는 것일까요?
유레카는 '첨단 과학 도시'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세운 도시, 군사적인 목적으로 처음 만들어진, 일테면 '비밀 과학 기지' 같은 곳입니다. 이 마을은 그런 이유로 국방부가 통치 권한을 갖고 있죠. 나라 발전에 기여할 만한 '천재 과학자들'로 채워진 '유레카'란 도시에선 초등학생조차 '상대성 이론'을 '사칙연산' 하듯 읊고 다닙니다. 그리고 연일 위험한 실험들이 계속되고, 특이한 일들이 벌어지죠.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만한' 사건들이란 것, 그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죠.
이런 천재들의 도시에서 '보안관 잭 카터'는 바보 취급을 받기 십상입니다만, 과학을 잘 모를 뿐, 비상한 두뇌와 민첩한 행동력을 갖고 있는 그는 여러 위험 속에서 유레카를 구해내고,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말썽많은' 유레카를 훌륭하게 지켜내죠.

이 드라마는 현재(2010년...) 미국에서 4시즌이 방송되고 있는데요, 새로운 소재의 발명품들이 매번 등장해 즐거움을 주었지만, 시츄에이션드라마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극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조기종영될까 불안해 하며 보던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유레카'가 4시즌이 되면서 대대적인 개편을 시도했는데요, 그간 유레카를 떠난 캐릭터를 '보충'이라도 하려는 듯, 새로운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기존의 인물 관계도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인물 관계도의 개편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어제의 부부가, 오늘은 남남이며, 어제의 사장이 오늘은 청소부인, 그런 식의 개편 말입니다.) 놀랍게도 유레카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는데요, '현재'의 시공간을 '새로운 현재'라는 시공간으로 바꾸어버림으로써 가능해졌습니다.
과거의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주요 인물들의 분투기를 다루며, 재기를 꿈꾸는 유레카!

그것도 좀 모자라다 싶었는지 다른 드라마와 크로스에피소드를 만들었는데요, 두 SF 드라마의 크로스는 SF드라마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개인적으로, 혼자 좋아하고 있다고 하지요.. 제가...)

유레카와 크로스 에피소드를 선보인 드라마는 바로 '웨어하우스 13'이란 SF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작년(2009년)에 1시즌이 시작된 SF드라마로, 사막 한 가운데 자리한 '창고(Warehouse)'를 배경으로, 신비한 유물을 찾아다니는 정부요원의 활약을 보여주는 '시츄에이션 SF 드라마'입니다.
이 창고는,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는 역사 유물, 생활 유물로 가득한 특별한 창고인데요, 지구를 위협할 수도 있는 특별한 유물을 관리하고,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유물을 되찾아 오는 일을 하는 '비밀요원들'의 이야기입니다.
유레카의 '사물'이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면, 웨어하우스13의 '사물'은 '초자연적인 물건'으로 과학적 근거가 상대적으로 희박하죠. 하여 실상, 유레카는 제대로 SF라면, 웨어하우스13은 환타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에 크라우디아(Allison Scagliotti)라는 독특한 미모의 천재해커가 등장하는데요, 이 여자 캐릭터와 유레카의 천재과학자 '파고'가 서로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두 드라마를 엮어 줍니다. (같은 방송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라, 가능했던 거겠죠?)
먼저 웨어하우스13에 파고가 방문해 크라우디아의 마음을 흔들어 놓구요, 그 다음엔 크라우디아가 유레카에 출연해 파고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아무튼 이 '웨어하우스 13'도 독특한 유물들의 등장으로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시츄에이션드라마로서의 한계를 갖고 있었는데요, 웨어하우스 13 은 유레카와 닮은 듯 다른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합니다.
실존인물(SF작가)을 등장시켰다는 것은 닮은 점이지만, 그를 도망자로 만들었다는 것은 다른 점인데요, 도망자인 이 인물의 등장을 통해서 웨어하우스 13 이라는 미스테리한 공간에 대한, '비밀'을 조금씩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실존인물을 드라마 속에서 허구로 존재하게 만드는 기발한 스토리텔링 기술에, 절로 박수가 나오는데요. 스페터클하다기 보다는 소박한 SF 혹은 판타지물에 가깝지만,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 요원과 똑부러지는 여자 요원이라는 전형적인 '커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비롯해, 개성 강한 조연들의 활약이 매력적인 훈훈한 드라마입니다.
이 글은 2010년에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warehouse는 2009년~2014년까지 5시즌 방영되었습니다.
EUREKA는 2006년~2012년까지 5시즌 방영되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물건들'이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드라마들이었습니다.
진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들이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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